달콤하고 시원한 수박은 여름철 최고의 별미지만 겉모습만 보고 맛있는 수박을 고르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어떤 수박은 겉은 멀쩡해 보이는데 막상 잘라보면 속이 맹탕이거나, 어떤 수박은 겉모습이 조금 흠집이 있어도 꿀처럼 달콤한 맛을 내기도 합니다. 수박 장인들이나 농부들처럼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몇 가지 핵심적인 노하우만 알면 누구나 달콤하고 맛있는 수박을 고를 수 있습니다. 수박의 겉모습 부터 통통 두드리는 소리까지, 구체적인 특징과 실용적인 노하우를 상세하게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 시각적 노하우
수박의 겉모습을 꼼꼼히 살피는 법
수박은 겉모습에 그 품질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있습니다. 먼저 눈으로 수박을 전체적으로 훑어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단계겠죠. 수박의 모양과 크기를 살펴보면, 좌우 대칭과 적당한 무게를 가진 수박을 고르세요. 찌그러지거나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둥글고 좌우가 균형 잡힌 모양의 수박이 좋습니다. 이는 수박이 자라면서 햇빛과 영양분을 골고루 받았다는 증거입니다. 같은 크기의 수박을 들었을 때, 더 묵직하게 느껴지는 수박을 고르세요. 묵직하다는 것은 그만큼 과육이 꽉 차고 수분이 풍부하다는 의미이며 당도가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줄무늬와 색깔
선명한 대비와 짙은 색깔 선명한 줄무늬가 있는 수박이 좋은데 수박 껍질의 검은색과 초록색 줄무늬가 뚜렷하고 선명하게 나뉘는 것을 고르세요. 특히 검은 줄무늬가 끊기지 않고 고르며 짙은 것이 좋습니다. 이는 수박이 충분한 햇빛을 받고 잘 익었다는 신호이기도 하며, 껍질의 색깔이 전체적으로 윤기가 흐르는 짙은 녹색을 띠는 것이 잘 익은 수박입니다. 껍질이 너무 흐릿하거나 푸르스름한 느낌이 든다면 덜 익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박 배꼽(꼭지 반대편) 살피기
작고 깔끔한 배꼽 배꼽의 크기인지 보세요. 수박의 꼭지 반대편에 있는 동그란 부분을 '배꼽'이라고 부릅니다. 이 배꼽이 작을수록 맛있는 수박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일반적으로 1cm 이하의 작은 배꼽을 가진 수박이 좋습니다. 배꼽이 너무 크면 과육에 질긴 심이 있을 수 있고, 잘 익지 않았을 확률이 높습니다. 배꼽 주변에 거미줄처럼 생긴 갈색 상처가 있다면 좋은 수박으로 꿀벌이 수분을 위해 꽃을 많이 찾아왔다는 증거로, 그만큼 당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꼭지가 싱싱하고 잘 마른 'T'자형 꼭지의 모양 살피기
꼭지 모양이 'T'자 형태로 휘어져 있는 것이 좋은데 수박을 딸 때 손으로 비틀어서 따기 때문에, 똑바로 선 꼭지보다는 살짝 굽은 꼭지가 자연스럽게 잘 익은 수박일 확률이 높습니다. 꼭지는 수분이 가장 먼저 마르는 부분으로 너무 시들거나 말라 비틀어진 꼭지는 수확한 지 오래된 수박일 수 있습니다. 다만 꼭지 자체가 완전히 마른 수박이 꼭 맛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수확 시기에 따라 꼭지를 일부러 말려서 유통하기도 하기 때문에, 꼭지의 신선도보다는 다른 특징들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청각적 노하우
소리로 수박의 속을 파악하는 법
수박을 고를 때 손으로 톡톡 두드려 보는 것은 우리에게 매우 익숙한 풍경입니다. 이 소리는 수박의 숙성도를 파악하는 가장 중요한 노하우 중 하나입니다. 잘 익은 수박을 두드리면 마치 속이 꽉 찬 듯한 '통통' 하는 맑고 청명한 소리가 납니다. 이 소리는 공명음이 길게 울리면서 탄력감을 느끼게 합니다.
진동의 전달
한 손으로 수박을 잡고 다른 손으로 두드렸을 때, 수박을 잡은 손에 두드리는 진동이 잘 전달되는지 확인해 보세요. 진동이 잘 느껴진다면 과육이 꽉 차고 수분이 풍부하다는 증거입니다. 덜 익은 수박의 소리 소리의 특징을 보면, '깡깡' 또는 '땅땅' 하는 금속성 소리가 나거나, 둔탁하고 딱딱한 소리가 나면 덜 익은 수박일 가능성이 높으며 두드렸을 때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면 아직 속이 차지 않아 과육이 단단하다는 의미이므로, 이런 수박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퍽퍽' 소리는 너무 익은 수박의 소리입니다.
'퍽퍽' 또는 '피석' 하는 둔탁하고 탁한 소리가 나면 너무 익어서 과육이 물러졌다는 신호입니다. 이런 수박은 과육의 조직이 이미 많이 무너져 식감이 푸석하고 맛이 떨어질 수 있으며 둔탁한 소리와 함께 진동이 마치 속이 빈 것처럼 과하게 울린다면 '피수박'일 수 있습니다. 피수박은 햇빛에 과도하게 노출되어 과육이 물러진 상태로, 식감과 맛이 좋지 않습니다.
3. 최종 점검 및 추가 노하우
노란색 반점을 살피세요.
수박의 밑면을 보면 밭에 닿아 햇빛을 받지 못해 노랗거나 하얗게 된 부분이 있습니다. 이 부분이 노란색에 가까울수록 밭에서 충분히 익었다는 증거입니다. 반면, 하얗거나 연한 아이보리색이라면 아직 덜 익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수박 껍질 표면에 마치 분칠을 한 것처럼 하얗게 가루가 묻어 있는 경우가 있는데 수박의 당도가 높아 당분이 표면으로 밀려나온 당밀 현상이라는 속설이 있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이야기이며, 보통은 규소 성분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이 현상에 너무 의존하지 않고, 다른 방법들과 함께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무게 비교의 중요성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같은 크기라면 더 무거운 수박을 고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 중 하나입니다. 수박을 고를 때 여러 개를 들어보면서 손에 느껴지는 묵직함을 비교하는 습관을 들이세요.
맛있는 수박을 고르는 단 하나의 완벽한 방법은 없습니다. 위에서 설명한 다양한 노하우들을 종합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실패하지 않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먼저 눈으로 수박의 모양, 줄무늬, 색깔, 배꼽을 확인하세요. 그 다음, 손으로 수박을 들어 무게를 느껴보세요. 마지막으로 귀로 소리를 듣고, 손으로 진동을 느껴보세요. 이렇게 세 가지 감각을 모두 동원하여 수박을 고른다면, 겉과 속이 모두 달고 시원한 '꿀수박'을 만날 확률이 훨씬 높아질 것입니다. 이제 더 이상 마트에서 수박 앞에서 고민하지 말고, 자신 있게 최고의 수박을 골라 올 여름을 더욱 시원하고 달콤하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맛있는 수박 고르는 법 |